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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칼럼] 대선의 새 흥행 요소 바이든 교체론

'어땠을까.' 가수 싸이가 2012년 박정현과 함께 부른 노래의 제목이다. 얼마 전, 운전 중 라디오에서 흘러나온 이 노래를 들었다. 연인과 이별한 뒤 추억을 되새기며 ‘그 때 이렇게 했다면 어땠을까’하고 생각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노래를 들었던 시기는 마침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후보 토론 이틀 뒤였다. 바이든은 토론에서 참패했다는 평가를 들었고 그 직후부터 후보 교체론이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바이든 측은 일단 사퇴할 생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럼에도 대통령 선거까진 아직 약 4개월의 시간이 남았고 예기치 못한 변수가 생길 수도 있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바이든이 대선을 완주하고 패배한다면 민주당 관계자와 당원을 포함한 많은 지지자가 ‘어땠을까’하며 회한에 젖을 것이란 점이다.   회한의 내용은 다양할 것이다. 아예 연초부터 연임 포기를 선언했더라면, 토론 직후 사퇴 여론이 들끓었을 때 결단을 내려 사퇴했더라면, 카말라 해리스 부통령이나 개빈 뉴섬 가주 지사 등 젊은 후보를 내세웠더라면 어땠을까란 식으로 말이다.   역사에 가정은 무의미하다고 한다. 맞는 말이다. 반면, 미래에 대한 가정은 의미가 있다. 민주당 입장에선 지금 여러 가지 가정을 해봐야 할 시기다. 하지만 어떤 활로를 찾느냐는 것이 난제다. 가만히 있든 어떤 변화를 주든 선거 승리를 자신할 만한 패가 마땅치 않다. 게다가 시간도 촉박하다.   바이든은 현재 퇴로를 차단하고 배수의 진을 친 격이다. 배수진은 성공 사례도, 실패 사례도 있다. 중국 한나라의 명장 한신은 군사들이 사력을 다하게 할 목적으로 강을 등지는 전략을 택해 결국 승리했다. 반면, 임진왜란 당시 신립은 탄금대 전투에서 배수진을 쳤다가 대패했다.   전투가 벌어지는 동안에는 장수를 교체하지 않는다는 격언도 있다. 민주당 지도부의 현 입장과 맞아 떨어지는 말이다. 이 또한 양면성이 있다. 임진왜란 당시 선조는 이순신을 삼도수군통제사에서 파면하고 원균으로 교체했다. 하지만 바뀐 장수인 원균이 지휘한 조선 수군은 궤멸에 가까운 패배를 당했다. 장수를 교체해 큰 낭패를 본 것이다. 조정이 다시 지휘관을 이순신으로 교체한 후 명량해전과 노량해전에서 대승을 거뒀다.   민주당의 대선 후보 교체론이 현실이 되려면 바이든의 결단이 필요하다. 하지만 후보를 교체해도 선거에서 이긴다는 보장이 없기에 민주당 지도부도 속내가 복잡할 것이다. 후보 교체 후에도 대선에서 진다면 ‘차라리 바이든이 완주했으면 어땠을까’란 후회가 밀려올 터다.   바이든의 나이가 심각한 이슈로 부각됐지만, 근본적으로 그의 발목을 잡기 시작한 것은 소폭의 등락을 거듭하기는 하지만 주요 경합주에서 좀처럼 트럼프를 앞서지 못하는 지지율일 것이다. 대선 승리엔 부족하지만 대체 후보에게 양보하기엔 높은, 애매한 그의 지지율이 오랜 기간 이어지자 지친 지지자들의 불안감이 토론 패배를 계기로 일제히 터져 나온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가 대선에서 지더라도 공화당 지지자들이 ‘어땠을까’하며 후회할 일은 딱히 없을 테지만 민주당 지지자들이 후회하지 않을 방법은 대선 승리 외엔 없어 보인다. 단, 후보 교체란 최후의 카드까지 쓰고 진다면 후회가 덜할 것이다. 해도 후회하고 안 해도 후회할 일이면 ‘해보고 후회하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대선을 앞둔 양당 지지자들의 극명한 입장 차이는 지지율 차이에서 비롯됐다. 대선 전까지 어떤 일이든 일어날 수 있지만 지금은 트럼프가 딱 그만큼 앞서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의 후보 교체 논란은 역설적으로 진부해 보이던 대선 드라마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이렇다 할 흥행 요소가 없던 11월 대선 국면에 흥미진진한 관전 포인트가 하나 생긴 것이다. 임상환 / OC취재담당·국장중앙칼럼 교체론 대선 후보 교체론 대선 후보 대선 승리

2024-07-09

[프리즘] 어디서 본 듯한 대선

비영리 민간기구 대통령토론위원회(CPD)는 지난 20일 2024년 11월 5일 열릴 대통령 선거 후보 토론 일정을 발표했다. CPD의 발표로 민주당 조 바이든 대통령과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의 대결로 굳어지고 있는 내년 대선이 한 발 더 다가왔다.     대선에서는 흔히 현직의 안정감과 도전자의 신선함이 각축한다. 하지만 내년 선거는 현직에 대한 자신감이나 도전자에 대한 설렘은 크지 않다. 1년이나 남았지만 벌써 언젠가 본 듯한 기시감이 앞선다. 후보가 결정되면 이를 정치적 축제로 전환하는 것이 미국식 정치였다. 현실은 양당 모두 사실상 확정된 자당의 후보에 놓고 대체할 인물이 없다는 난감함 혹은 어쩔 수 없다는 체념, 나아가 오지 않은 미래를 벌써 봐버린 듯한 씁쓸함 등 감상이 복잡한 듯하다.   가장 큰 기시감은 트럼프의 복귀다. 공화당 후보가 되면 트럼프는 이번이 세 번째 대선이다. 전직 대통령이 다시 출마하는 것도 그렇지만, 재선에 실패했는데도 당내에서 여전히 압도적인 지지를 받는 것도 드문 일이다. 마찬가지로 트럼프에 대한 열렬한 지지와 극렬한 반대도 크게 변하지 않았다.   고령 후보의 대결도 그대로다. 2016년에도 당시 69세인 힐러리 클린턴과 70세인 트럼프의 대결은 역사상 최고령 후보의 대결이었다. 이제 트럼프는 77세, 바이든은 81세로 내년 대선은 나이에선 신기록을 세운다. 이를 평균수명 길어지면서 일어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보기도 하지만 8년 전에도 대두했던 정계의 신구 조화나 신진 발굴 실패 우려는 더 커졌다.   젊은 층이 갖고 있는 자당 후보에 대한 실망감은 여전히 민주당의 고민거리다. 힐러리는 후보 당시 대선 출마 직전에 클린턴재단을 딸 첼시에게 물려주면서 당내 젊은 층의 반발을 샀고 경선과 본선 내내 비난에 시달렸다. 바이든 대통령도 젊은 층에 낮은 지지라는 고민을 안고 있다.   민주당의 또 다른 기시감은 경합주 패배의 악몽이다. 힐러리의 패배는 곧 경합주에서 패배였고 바이든의 승리는 경합주에서 승리였다. 특히 힐러리는 민주당이 우세한 위스콘신에서 유세를 하지 않아 결국 득표율 0.77% 차이로 졌다.     힐러리의 패배는 뜻밖이었지만 바이든은 벌써 밀리고 있어 판세를 뒤집어야 하는 수세에 몰렸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바이든은 지난 대선 승리를 견인했던 경합주인 네바다와 조지아, 애리조나, 미시간,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 가운데 위스콘신 한 곳에서만 앞섰다. 더구나 10~11월 전국 지지율에서도 민주당이 공화당을 이긴 조사는 찾아보기 어렵다.     유권자들이 알 것 다 안다고 생각하고 마음도 어느 정도 정해져서 궁금증이 줄어든 현직 대통령 대 전직 대통령의 대결은 상대 진영 빼앗기보다는 내 편 다지기에 집중할 것이고 더욱 공격적이 될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는 지난 14일 “바이든은 전혀 나이가 많은 게 아니다. 심하게 무능한 것이다”라고 공격을 시작했다. 양측은 이미 전장을 사법으로까지 확대한 터라 그 어느 때보다 거친 공격이 난무할 듯하다.     이런 기류에서 더 큰 문제는 대선 이후 혼란이다. 트럼프는 이미 “(재집권하면) 나를 심하게 핍박한 사람들을 샅샅이 조사해 기소할 것이고 그들은 업계와 정계에서 모두 밀려날 것”이라고 발언했다.     정책 혼란도 예정돼 있다. 이전 정부의 정책이 완전히 바뀌는 일은 벌써 두 차례 일어났다. 트럼프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내가 대통령이면 하루 안에 끝낼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의 경제 정책을 놓고는 칼라 샌즈 고문에게 “첫날, 일자리와 산업을 죽이는 조 바이든의 규제를 하나도 빠짐없이 없애겠다”고 예고했다. 내년 리턴 매치의 핵심은 여러 면에서 대선 결과보다는 격앙된 대결이 낳을 급선회와 분열에 쏠려있다. 안유회 / 뉴스룸 에디터·부국장프리즘 대선 내년 대선 대선 승리 대선 이후

2023-11-26

[중앙칼럼] 대선 재도전 트럼프의 승부수

“중간선거에서 내가 지지한 후보가 승리하면 전부 내 공이지만 패배해도 내게 책임을 물어서는 안 된다.” 지난 15일 세 번째 대선 출마를 선언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선거일에 뉴스내이션(the NewsNation)이라는 매체와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공화당의 중간선거 부진은 트럼프 책임이라는 목소리가 크다. 공화당 돌풍이 예상됐고 그는 선거에 깊숙이 관여했다. ‘현 정부를 심판하는 중간선거의 전통대로, 조 바이든 대통령의 국정 손발이 완전히 묶일 것이다 힘 빠진 바이든 정부는 국제무대에서도 이빨 빠진 호랑이로 전락할 것이다 트럼프가 지지한 2020 대선 결과를 부정하는 극우 후보자들이 대거 당선되어 민주국가 근간을 흔들며 경합주들의 선거 시스템을 장악할 것이다’등의 예상이 나왔지만 빗나갔다.         하지만  2020년 대선 결과 부정론자들이 48개 주에서 출마해 200명 이상이 연방 상하원과 주 고위직에 당선됐다. 이번 중간 선거는 이들이 민심을 파악하는 첫 번째 선거였다. 이를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인 토머스 프리드먼은 “이번 중간선거는 평화적 정권 이양을 명시한 헌법 시스템을 저울질하는 아주 중요한 시험장이었다”고 표현했다.     주 선거를 총괄하는 총무처장관 직에 나섰던 2020년 대선 사기 주장자들이 인디애나주를 빼곤 모두 낙선했다. 공화당의 주의회 장악도  30개 주에서 26개로 감소했고, 민주당은 오히려 17개 주에서 19개로 증가했다. 그러나 공화당은 현직이 없는 선거구(open seat)와 현직 의원과의 대결에서 민주당보다 더 많은 의석을 얻었다. 전국적으로 보수화된 미국이 드러났다.   높은 인플레와 바이든의 낮은 지지율에도 불구하고 여당이 선전한 이유로 여러 요인이 분석됐다. 그중 자신들의 신념에 맞는 기후변화, 총기규제, 낙태권 보호 정책을 펴는 민주당을 택한 과반수 이상의 Z세대(1990년대 후반~2000년대 초반 출생)와 지지하는 정당을 넘어 자질을 갖춘 후보자에게 표를 던져 ‘정당 교차 투표자(ticket-splitters)’가 된 무당파와 중도우파가 주목받았다. 민주당은 공화당의 돌풍은 막았지만, 유색인종의 지지는 하락했다.     상원은 민주당이, 하원은 공화당이 다수당이 됐다. 다수당이 바뀌면 새로운 시대가 된다. 1931~1993년 사이는 공화당이 대선 승리를 더 많이 했고 민주당이 하원을 거의 장악했다. 덕분에 양당이 모두 다수당인 듯한 정치를 했다. 그러나 1995년 이후 하원 다수당이 이번까지 5번 바뀌었다. 하원은 입법, 예산, 외교 정책 외에 의회 조사권을 갖고 있다.     이제 확실한 양당 대결 구조다. 다수당과 소수당의 의석수 차이와 경합주에서의 승자와 패자 투표율 격차가 거의 없다. 즉, 명목상 힘의 균형이 움직였지만 양당 모두 소수당 정치를 하는 세태다. 특정 정당을 향한 지지자들의 충성도가 높아 정치가 점점 딱딱하게 굳어진 결과다. 그만큼 중도파와 무당파가 귀한 시대다.     비하하고 태우는 정치(slash and burn politics)의 대가인 트럼프가 공식적으로 재등장했다. 이는 정적이나 경쟁자, 비판자, 반대 언론인들을 소송과 압박으로 위협하는 정치 형태다. 보수적 신문인 뉴욕포스트는 그의 2024년 대선 출마를 이렇게 보도했다. ‘이미 왔었고 끝난 일이다. 은퇴한 플로리다 인이 대선 출마를 깜짝 발표했다’. 미국인 65%가 그의 출마를 반대한다.   트럼프는 정치적 내구력과 반대자를 제압하는 동물적 감각을 갖고 있다. 여전히 사법 처리 가능성은 열려 있고, 프리덤 코커스 소속 공화당 하원의 극우 정치인들은 벌써 목소리를 높이고 있어 험난한 국정이 예고된다. 트럼프는 향후 2년간 예상되는 혼란에 자신의 승부를 건 듯하다.   정 레지나중앙칼럼 재도전 트럼프 대선 출마 도널드 트럼프 대선 승리

2022-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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